고준위방폐물관리정책 재검토준비단은 원전부지 내 핵폐기물 임시건식저장시설 설치 여부를 결정하는 지역단위공론화를 위해 사전 기본 틀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원전 주변지역 주민은 준비단이 정체성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이성적인 눈으로 지켜보고 대처하여야만 한다.
지역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준비단은 8월 29일 제13차 회의 시 공론화에 참여할 주민의 의견수렴 범위를 아래의 안건 중에서 표결로 결정할 예정이다.
제1안 : 방사선비상계획구역(원전반경 20~30km 이내) 내 주민으로 하되 원전 소재지에 가중치를 더 많이 부여한다.
제2안 : 원전반경 5km 이내 원전소재 관할지자체 위주로 하고 비소재지인 해당지자체 포함여부는 관할지자체에서 결정한다.
제3안 : 정부부처가 결정한다.
제1안의 경우, 객관적 피해상황을 왜곡할 정도의 가중치 부여는 또 다른 피해지역을 양산하므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고창군의 경우 원전소재지인 영광군보다 더 많은 피해를 보고 있음을 한수원 등 여러 기관에서 제공한 객관적 자료들이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2, 3안의 경우, 원전소재지와 중앙부처에 공론화위원회 구성 및 결정의 설계를 맡기는 것은 준비단 스스로 자기 존재의 부정이며 직무유기다. 또한 그동안 회의진행 과정에서 보여왔던 최소한의 공정성마저 훼손하는 행위이다. 지역간 갈등을 초래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는 향후 재검토준비단 진행과정을 세 가지 관점에서 냉철하게 지켜보아야 한다.
첫째, 준비단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지켜보아야 한다.
진행되는 형국을 보면 공론화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소수 집단 만의 회의를 위한 준비단인지 도무지 그 정체성을 알 수가 없다. 지역주민 의견수렴 범위를 넓게 할 경우 이해 조정이 어렵다는 원전 소재지역의 의견이 하나의 유력한 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해 조정은 공론화의 꽃이고 위원회 고유의 영역이다. 준비단은 합리적 기본 틀 작성이라는 본연의 책무에 충실하면 된다.
둘째, 준비단의 의사결정 구조에 원천적인 문제가 있는 지를 지켜보아야 한다.
지역주민 의견수렴 범위에 대한 첫 논의가 시작되자마자 크게 두 가지 분류로 갈렸다. 5km 이내 원전소재지 지역주민을 위주로 하여야 한다는 측(12명)과 방사선비상계획구역으로 하여야 한다는 환경시민단체측(3명)으로 양분되다시피 하여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또 다시 다수결의 횡포로 귀착될지는 표결결과를 지켜보자.
셋째, 준비단의 자기 치유력이 있는 지를 지켜보아야 한다.
정당한 이해관계자에 있어 큰 축이라 할 수 있는 원전 비소재지역 주민이 준비단에서 배제되었다. 따라서 준비단은 태생적으로 불완전한 비정상의 조직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비소재지역 주민의 의견을 담을 수 있는 공론화 틀을 마련하여 준비단 자체의 치유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준비단을 보는 원전주변지역 주민들의 시각도 나날이 높아지고 냉철해지고 있다. 재검토준비단의 행보를 모두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준비단은 세상 이치와 원칙에 입각한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스스로 존재감을 드높이고 향후 진행될 공론화에도 좋은 논의 환경을 마련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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